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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노트/일상끄적

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

by 꿀꿀달달 20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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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 왔다.
벚꽃은 만개를 했다.
계절의 변화만큼 나의 일상에도 변화가 왔다.
 
요즘 중요한 일들이 겹쳐서 오고 있다. 모든 일들을 진행하고 결정한 후에 생각 정리를 해볼 생각이다.
 
오늘은 모처럼 코에 바람 넣으러 밖으로 나가보았다. 따뜻한 날씨에 언제 얼굴을 내밀었는지도 모를 벚꽃들이 송이송이 흩날리며 봄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동네 거리에서 봄이 왔음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많이 피는 곳은 사람들이 많이 모일까봐 통제를 하기 때문에 이번 봄, 꽃구경은 동네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골프 연습장으로 갔다. 시야가 트여있는 걸 보니 홀가분한 마음이 잠시 들었다. 나는 기분 전환 삼아 몸만 잠깐 풀고 공 한번 휘두른 뒤에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며 앉아 있었다. 평일 오후에 골프연습장에 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멀리서 불어오는 봄바람 맞으며 공을 휘두르고, 따뜻해진 햇살 받으며 카페 테라스에 여유 있게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부러움이 마음속에 머물렀다. 그리고 심란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삶의 모든 순간에서 배우려는 호기심이 참 많았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도전을 한만큼 실수도 많았고, 잘못된 선택도 많이 했었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나 자신을 코너로 많이 몰아넣었다. 내가 인생에서 원했던 게 뭐였을까, 성공을 위한 치열한 인생이었을까, 맑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는 인생이었을까,
 
불안과 결핍을 순간마다 느끼며, 인생의 속도를 지혜롭게 조절하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인생을 멀리 보고 균형을 맞추려는 시간을 요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음식을 직접 해 먹어 보고, 좋은 와인을 마셔보고, 그 어느때보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고, 관심 가는 책을 읽고 글을 써보고.. 평범한 일상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김영하 작가는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뭘 도와준 사람이 아니라 기다려준 사람들이라고. '쟤가 알아서 뭔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오늘의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고마움을 느낀다.
 
오늘은 이 글귀가 우연히도 마음에 들어왔다.
 
'하루는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
'순간에는 치열하되, 결과에는 집착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사는 삶'

(태연(泰然): 동요하지 않고 침착한 것, 자약(自若): 예측할 수 없는 것에 직면해도 당황하지 않는 것)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카페에 홀로 앉아 남들처럼 여유를 부려보다가.. 자리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근처에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쇼핑하러 갔다.
 
 

 
 
대량 물건을 구매하기에 좋으나, 우리는 그냥 평소에 쇼핑하던대로 소량의 필요한 물건들을 담았다. 레드와인 한 병, 화이트 와인 한 병, 커피 한 팩, 치즈 세 개 묶음, 우유 한 병, 롤빵 한 팩, 과일 하나, 물 두 박스, 양념불고기 한 팩, 호주산 와규 등심 한 팩, 생연어 한 팩, 고무장갑 한 통... 이럴 거면 그냥 일반 이마트점을 갈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적당히 괜찮은 가격으로 구매했다고 합리화해본다.
 
쇼핑을 하면, 이상하게도 시간이 금방 간다. 카페에 앉아 별생각을 다하고 있어도 한 시간이 겨우 지나갔는데, 쇼핑을 가볍게 끝내고 나니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양손은 무겁게, 마음은 가볍게 집으로 돌아왔다.
 
 


꿀꿀할땐 달달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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